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구하기 전에 먼저 씻읍시다!
냄새는 나지만 내겐 너무 편했던 그 옷을 조심스레 벗었습니다.
줄곧 입고 있었던, 아니 벗을 생각조차 못했던 그 옷,
알몸이 된 내가 부끄러워 그 옷을 다시 주워 입고 싶었지만
이미 그땐 그분이 날 안아서 씻어주고 있었습니다.
새똥 묻은 내 머리도, 상처가 난 내 발도...
마치 자신을 씻듯 하나하나.
냄새가 날 텐데... 더러울 텐데...
오히려 움츠려드는 것은 나였고,
행복해 하는 것은 그 분이었습니다.
어느새 내 몸에선 기분 좋은 비누향기가 났습니다.
그 향기는 아까 그분의 품에서도 나던 것이었습니다.
따뜻했던.
고마워서, 날 씻어준 그 손길이 너무 고마워서 삐죽삐죽
말을 꺼냈습니다.
"저 기... 고 맙습..."
"아니 내가 고마워, 내가 참 고맙다...."
네...??
왜.. 왜요...? 고마운건 난데, 당신이 왜... ..?
나중에서야 깨달았습니다. 그 고맙다 라는 말의 의미를.
그리고 그 분 참 이상한 사랑을 하고 있다라는 것을.
참 바보 같은 사랑을...
- 박 성 민 -